우선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한인무역협회(OKTA)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회에 가입하게 된 후로 차세대 회원들과 지회장님, 부회장님, 다른 회원님들과 만남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김남영 TRC Korea 대표이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한인무역협회 상트지회의 초대 지회장님이시고 지금은 고문으로써 활동하고 계신다. 첫인상이 굉장히 흥미로웠던 분이셨다. 기존 회원님들을 만나 뵙는 자리여서 차세대 회원들은 모두 약간 긴장해 있었는데 긴장을 풀어주려 하셨던 건지 끊임없이 농담을 하셨고 나이가 제일 어린 내가 다른 분들 수젓가락을 세팅하려 했는데 본인이 하실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하지 말라고 하시고 특히 식사시간에 차세대 회원들에게 직접 음식을 덜어 주시면서 격 없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차세대 회원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책을 얼마나 읽고 있냐고 물어보셨고 나는 학업이 바빠 책을 잘 읽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다. 답변을 다 듣고 나서 강남영 고문님께선 이렇게 답하셨다"무역을 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책을 읽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순간 부끄러워졌고 이 책을 가지고 있는 다른 차세대 회원에게서 책을 빌려, 유럽여행 중 비행기를 기다리거나 버스로 다른 나라로 이동할 때 틈틈이 책을 읽고 러시아로 돌아올 때쯤에는 책을 다 읽게 되었다. 그리고 블로그에도 이 시점을 기점으로 책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초판 발행일자는 2015년, 제목처럼 러시아 상황이 좋지는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외국 기업들(맥도널드, 스타벅스, 유니클로, 현대차 등..)이 러시아에서 철수했고 경제 재재로 인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거의 모든 한국분들에게는 그야말로 보릿고개가 아닐까 싶다. 이제 와서 고백하는 거지만 러시아에 온 이후 전쟁이 터진 나로서는 선택권이 많이 없었고 한때 러시아가 밉기도 했었다. 몇 달 후면 러시아에 온 지 2년 차가 된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내가 이곳에 오기로 결정했을까? 이에 대해선 의문이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게 아니겠는가. 이따금씩 한국 생활, 음식, 가족과 친구들 모든 것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이곳으로 오기로 한 결정을 후회하진 않는다. 씨앗이 바람에 날아가 땅에 닿고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돌덩어리를 만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러시아에 살다 막연히 이럴 것이다 혹은 대체 왜?라고 생각했던, 막연히 추측했거나 억측했던 부분들을 설명받는 느낌이었다. 책이 출판되고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조금 바뀐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러시아'라는 문구는 1000% 공감이 되었다. 특히 러시아 무역에 도전하는 비즈니스맨이라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아직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마음으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5년, 10년 뒤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에 있던 러시아 속담/격언들을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ㆍ용기는 승리의 출발점이다
ㆍ가난하지만, 손님은 언제나 반갑다
ㆍ돈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다
ㆍ인내는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다